윤여동설 - 고구려 태조대왕의 아버지 재사(再思)의 신분에 관한 새로운 가설 - 최초주장
고구려 태조대왕의 아버지 재사(再思)는 아직까지 의문의 인물이었다.
그의 신분에 대하여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는 “유리왕의 아들”이라 기록되어 있으나,
고구려는 건국시조 추모왕(주몽왕)으로부터 5대 모본왕까지는 해(解)씨였고,
6대 태조대왕으로부터 그 이후 고구려왕들의 성씨는 모두 고(高)씨로 나타난다.
고구려의 왕위는 해씨와 고씨 두 성씨로 이어졌던 것이다.
따라서 고씨인 6대 태조대왕 고궁(高宮)의 아버지 재사의 성씨 역시 고씨였을 것이므로, 고재사(高再思)가 해씨인 2대 유리왕의 친아들일 수는 없다.
☆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태조대왕 조에, “태조대왕[국조왕이라고도 한다]의 이름은 궁이요, 아명은 어수이니 유리왕의 아들 고추가 재사의 아들이요, 어머니 태후는 부여사람이다..............왕이 나면서 눈을 뜨고 볼 수 있었으며, 어려서도 숙성하였다. 그러나 나이가 7세였으므로 태후가 수렴청정 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유리왕과 고추가 고재사(高再思)는 무슨 인연이 있었기에 고씨인 재사가 해씨인 유리왕의 아들이라 기록될 수 있었고, 또 후일에 이르러 재사의 아들인 고궁(高宮)이 고구려의 왕위에 오를 수 있었으며, 또 고궁에게 왕조를 개창한 왕에게나 붙일 수 있는 태조(太祖)라고 할 수 있었는지 의문의 연속인 것이다.
그리하여 필자는 지금까지 재사가 유리왕의 친아들이 아니라 유리왕 말년에 받아들인 양자일 것이라고 했었고, 재사의 선조에 대하여는 전해지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재사의 선조에 대하여 다시 검토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삼국사기에 재사가 고구려의 고추가였다고 하였고, 삼국지 고구려전을 보면, “연노부(필자주 : 소노부라고도 한다)는 본래 나라의 주인이었으므로 비록 지금은 왕이 되지 못하나 그 적통의 대를 이은 사람은 고추가의 칭호를 얻었으며, 종묘에 나아갈 수 있고, 영성과 사직에 제사를 지낼 수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태조대왕 궁의 아버지 재사의 신분이 본래 고구려의 왕족이었을 것이라고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이다.
그런데 당시 고구려 왕실의 성씨인 해씨가 아닌 고씨인 재사가 고구려 왕족에게 부여되었던 고추가가 될 수 있었다면,
재사는 해씨 왕의 딸(공주)이 고씨에게 시집가 낳은 아들의 후손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는 호태왕 비문에 고씨인 광개토태왕을 해씨인 추모왕(주몽왕)의 17세손으로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생각을 해보게 된 것이다.
즉 재사는 해씨인 추모왕(주몽왕)의 딸이 자라서 고씨 집안으로 시집가 낳은 아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고재사는 추모왕의 외손(外孫)일 것이라는 말이다.
앞서 주몽이 동부여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아 그곳에서 도망쳐 졸본으로 갈 때 주몽의 나이는 22세였고 그때 그는 어머니 유화부인과 처 예씨를 동부여에 남겨두고 졸본으로 가야했다.
워낙 급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는데, 그때 처 예씨는 임신 중에 있었다고 하였고, 후일 태어난 아이가 유리였고, 곧 고구려 2대 유리왕이었다.
그런데 주몽은 졸본으로 온 후 곧 졸본부여의 둘째공주와 다시 혼인을 하였고, 그해 졸본부여 왕이 죽자 그 왕위를 물려받았다고 하였다.
사서에 주몽과 졸본부여 둘째공주 사이에서 자식을 낳았다는 확실한 기록은 찾을 수 없지만,
만약 그 둘 사이에서 낳은 딸이 있었고 그 딸이 성장하여 고씨에게 시집가서 후손을 낳았다면,
그 딸의 후손들도 비록 성은 해씨가 아닌 고씨였을지라도 고구려 왕족으로서의 대우를 받았을 것이다.
그리하여 필자는 의문의 인물 “재사(再思)”가 바로 이 “고씨에게 시집간 추모왕(주몽왕)의 딸의 후손으로 추정”하게 된 것이다.
이는 태조대왕 80년 조에 “앞서 모본왕이 죽었을 때 태자가 어질지 못하여 여러 신하들이 왕의 아들 재사를 세우려 하였더니 재사가 자기는 늙었다하여 아들에게 왕위를 양보한 것은......................”이라고 기록되어 있어 고구려의 신하들이 모본왕이 시해를 당하고 난 뒤 다음 왕위를 유리왕의 아들로 기록되고 있는 재사에게 오르기를 권유했었으나, 재사는 자신이 이미 늙었다고 하면서 왕위에 오르기를 사양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자 신하들은 재사 대신 그의 7살짜리 어린 아들 궁을 왕위에 올리고 그 모후로 하여금 수렴청정을 하게 했는데, 이때 고구려의 대신들은 재사를 왕의 아들(유리왕의 아들)이라 하고 있고, 재사가 고구려의 왕위에 오를 수 있는 신분상의 자격을 갖추고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또 호태왕 비문을 보면, 광개토태왕을 시조인 추모왕(주몽왕)의 17세손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고씨였던 호태왕이 어떻게 해씨인 추모왕(주몽왕)의 17세손이 될 수 있다는 말인지 선뜻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재사가 추모왕(주몽왕)의 딸이 고씨에게 시집가 낳은 아들의 후손이라면 이 고씨들도 당연히 추모왕의 외손이었으므로 천제 해모수의 혈손이며, 추모왕의 후예로 자처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되는 것이다.
그리고 위서(북위서) 고구려전이나 북사 고구려전을 보면, 여달, 여율, 막래라는 의문의 인물들이 언급되는데, 필자는 이 이름들이 바로 재사의 선조(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임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서 주몽이 졸본으로 와서 졸본부여의 둘째공주와 혼인하여 딸을 낳았다면, 그 딸은 기원전 58년생인 유리왕보다는 최소한 두세 살 정도는 아래였을 것인데, 기원전 55년생쯤으로 추정해 보자.
공주가 기원전 55년에 출생하였고 그 공주가 성장하여 혼인을 하였다면 기원전 33년에는 충분히 자식을 낳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그 공주의 아들이 성장하여 혼인하였다면 기원전 12년쯤에는 그 공주의 손자가 태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유리왕은 기원전 58년에 태어났으나 기원전 19년에 이르러서야 그의 어머니 예씨와 함께 동부여에서 도망쳐 졸본으로 왔고 이해에 주몽왕이 죽자 왕위에 올랐는데, 이때 유리왕의 나이 40세였고 노총각이었다.
그리하여 유리왕은 왕위에 오른 후인 기원전 18년 가을 7월에 이르러서야 다물 후 송양의 딸과 첫 혼인을 하였고, 송양의 딸이 다음 해에 죽자 그 후 화희와 치희를 계비로 들였으며, 다시 또 송양의 또 다른 딸과 혼인을 하였다.
비교하기 쉽게 도표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유리왕과 추모왕(주몽왕)의 딸의 일생 비교]
추모왕(주몽왕)
.............................................ㅣ.........................................
ㅣ ㅣ
유리왕 추모왕(주몽왕)의 딸
기원전 58년 유리왕 동부여에서 출생, 주몽 졸본에서 혼인 후 왕위에 오름
55년 공주(추모왕의 딸) 출생(추정)
45년 유리왕 14세 공주(11세)(추정)
35년 유리왕 24세 공주(21세)(추정) 고씨와 혼인
33년 유리왕 26세 공주의 아들 출생(추정)
19년 유리왕 왕위에 오름(40세)
18년 유리왕(41세) 송양의 딸과 혼인
17년 장자 도절 출생 왕후 송씨 죽음
12년 차자 해명 출생(유리왕 47세) 공주의 손자 출생(추정)
서기 1년 장자 도절(18세) 요절
2년 유리왕(60세)
4년 3자 무휼(대무신왕) 출생
6년 4자 해색주(민중왕) 출생(추정)
8년 5자 여진 출생(추정) 공주의 증손자 출생(추정)
9년 해명 자결(21세)
18년 여진 익사(11세) 재사(11세)(추정)
유리왕 죽음(76세)
필자의 추정이 옳다면, 유리왕 말년에 이르러 귀염둥이 막내아들 여진이 비류수 강물에 빠져 죽는 사건이 발생한 후 유리왕은 여동생(이복여동생)의 증손자였고, 죽은 여진과 또래였던 재사를 양자로 받아들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하여 삼국사기에 재사를 유리왕의 아들이라 기록했던 것이고, 또 그 아들인 태조대왕 궁에게는 고씨 왕조의 최초의 왕이라는 의미로 그의 시호를 태조대왕이라 할 수 있었으며, 광개토태왕을 시조 추모왕의 17세손이라 기록했던 의미라 생각되는 것이다.
또한 후한서 고구려전과 삼국지 고구려전에 기록되어 있는 “고구려에는 본래 5부족이 있었는데, 연노부(소노부), 절노부, 순노부, 관노부, 계루부이다. 원래 연노부(소노부)에서 왕이 되었으나 점점 미약해져 지금은 계루부에서 대신한다”라는 기록이 바로 고구려의 왕통이 추모왕의 아들의 후손에서 딸의 후손으로 변화한 것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되는 것이다.
[호태왕 17세손 기록의 진실 찾기]
시조 추모왕(주몽왕)
.............................ㅣ............................
ㅣ아들 ㅣ딸
2대 유리왕 추모왕의 딸(고여달과 혼인)(유리왕의 이복여동생)
고여율(추모왕의 외손자)
고막래(추모왕의 외증손자)
3대 대무신왕 4대 민중왕 고재사(추모왕의 외고손자, 유리왕의 양아들로 입적, 6대 태조대왕의 아버지)
5대 모본왕 실명(태조대왕의 막내동생)
실명
8대 신대왕(고백고 혹은 고백구)
실명
10대 산상왕(고연우)
11대 동천왕(고우위거, 아명은 고교체)
12대 중천왕(고연불)
13대 서천왕(고약로 혹은 고약우)
고돌고(봉상왕의 동생)
15대 미천왕(고을불 혹은 고우불)
16대 고국원왕(고사유 혹은 고쇠)
18대 고국양왕(고이련 혹은 고어지지)
19대 광개토태왕(고담덕 : 시조 추모왕의 17세손)
[참고]
[호태왕의 직계혈통도]
시조 주몽(추모왕)
(재위 B.C.37-B.C.19)
.....................................................................................I..........................................................................
↓ 아들 ↓ 딸
2대 유리명왕 공주(고여달과 혼인)
(재위 B.C.19-A.D.18) ↓
고여율
↓
고막래
..........................................................................|.....................................................................................................
↓장자 ↓차자 ↓3자 ↓4자 ↓5자 ↓
도절 해명 3대 대무신왕 4대 민중왕 여진 고재사
(A.D.18-44) (A.D.44-48) (요절) (유리왕의 양자)
↓
5대 모본왕 (이상은 해씨로서 주몽의 아들 후손)
(A.D.48-53) ( )는 왕위 재위기간
...........................................................................................................................l
l
고재사 (이하는 고씨로서 추모왕의 딸의 후손으로서 외손이며, 고재사의 혈손)
( )는 왕위 재위기간
.................................|..................................... .....................
↓ ↓ ↓
6대 태조대왕 ?(실명) ?(실명)
(A.D.53-146)
↓ ↓
7대 차대왕 ?(실명)
(A.D.146-165)
↓ ↓자
추안 8대 신대왕
(A.D.165-179)
↓
?(실명)
.................................................|......................................................................................................
↓장자 ↓차자 ↓3자 ↓4자 ↓5자
발기 9대 고국천왕 발기 10대 산상왕 계수
(A.D.179-197) (A.D.197-227)
↓자
11대 동천왕
(A.D.227-248)
.......................................................|...............................................
↓자 ↓ ↓
12대 중천왕 예물 사구
(A.D.248-270)
...........................................................|.........................................................................
↓장자 ↓차자 ↓3자 ↓4자 ↓5자
?(실명) 13대 서천왕 달가 일우 소발
(A.D.270-292) (안국군)
................|..........................
↓장자 ↓자
14대 봉상왕 돌고
(A.D.292-300)
↓자
15대 미천왕
(A.D.300-331)
|................................................................
↓장자 ↓차자
16대 고국원왕 무
(A.D.331-371)
..................|.................................
↓자 ↓자
17대 소수림왕 18대 고국양왕
(A.D.371-384) (A.D.384-392)
↓
19대 광개토왕(추모왕의 17세손)
(A.D.392-413)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비명]
惟昔始祖鄒牟王之創基也
옛날 추모왕이 터를 잡고 창업했도다.
出自北夫餘天帝之子母河伯女郞 部卵降世生而有聖德☆☆☆☆
출자는 북부여 천제의 자손이요 어머니는 하백의 딸이다.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내려와 태어나시니 성덕이 있고...
(天)命駕巡幸南下路由夫餘奄利大水王臨津言曰我是皇天之子母河伯女郞鄒牟王
하늘의 명을 받아 남쪽으로 순행하며 부여의 엄리대수를 지날 때 왕이 나루에 다달아 말하기를,
'나는 황천의 자손이요 어머니는 하백의 딸인 추모왕이다.
爲我連葭浮龜應聲卽爲連葭浮龜然後造
나를 위하여 갈대로 엮은 거북이여 떠오르라' 소리치니 갈대로 엮은 거북이 떠올라 다리를 만들어 주었다.
渡於沸流谷忽本西城山上而建都
강을 건너 비류곡 홀본 서성산 위에 도읍을 세웠다.
焉不樂世位因遣黃龍來下迎王 王於忽本東岡黃龍負昇天
왕위에 올라 세상의 즐거움을 누리시지도 못했는데 하늘에서 황룡을 내려 보내와 왕을 영접해가니,
왕이 홀본 동쪽언덕에서 황룡을 타고 승천하셨다.
顧命世子儒留王以道興治
외아들 유류왕이 도를 일으켜 나라를 다스리고
大朱留王紹承基業
대주류왕이 왕위를 이어 대업의 기초를 튼튼히 했다.
還至十七世孫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二九登祚号爲永樂太王
세월이 흘러 17세손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에 이르렀는데 18세에 왕위에 올라 영락태왕이라 하였다.
恩澤洽于皇天威武桭被四海掃除☆☆庶寧其業 國富民殷五穀豊熟
황천의 위력으로 온 세상을 깨끗이 하고... 은택을 베푸니 사람들이 편안히 각자의 생업에 열중하게 되었다.
나라는 부유하고 백성들은 풍년가를 불렀다.
昊天不弔州有九宴駕棄國以甲寅年九月二十九日乙酉遷就山陵於是立碑銘記勳績以示後世...
하늘의 부름을 받으니 그를 잊지 않기 위하여 구연가기국에서 산릉 가까이로 돌을 옮겨
갑인년 9월 29일 을유일에 후세에 볼 수 있도록 훈적을 새겨 비를 세우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