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속 – 역술, 사주, 관상 등을 보는 것은 한국인의 풍속
立春大吉 建陽多慶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옛날에는 해가 바뀌면 대문에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 써서 붙여 놓았다. 이는 새해에는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만 집안에 많이 들어오기를 기원한다는 의미로 붙여 놓았을 것인데, 이를 미신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고 그냥 민속, 풍속정도로 인식했다.[요즈음에도 이렇게 붙여 놓은 곳을 가끔 볼 수 있다]
그리고 옛날 시골 할머니, 어머니들은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 놓고 온 가족이 건강하게 해 달라고 하늘에 빌었고, 동네 뒷산 큰 바위 아래에 가서 아들 대학시험, 취직시험, 공무원시험에 합격하게 해 달라고 빌었다.
옛 사람들은 염원을 그렇게 표현한 것일테고, 인간 능력의 한계를 분명히 깨닫고 있는 것이며, 그 이상의 일은 절대자인 신, 하느님의 도움이 있어야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리라.[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한 다음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의미이다]
가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라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 인간들에게는 미래를 알 수 있는 능력인 예지력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인간들은 예로부터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하게 연구하여 왔다.
그 대표적인 것이 주역(周易)이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어려운 주역을 우리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풀어 놓은 것이 토정비결이라 할 수도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해가 바뀌면 올해의 운세가 과연 어떨가 싶어 재미 삼아 한번씩 보게 된다.[물론 보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꼭 믿는 것은 아니지만, 새해 운세가 좋게 나오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은근한 기대감도 생기게 되며, 새해의 운세가 나쁘게 나오면 올해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게 뭐 그리 나쁜 일일까?
토정비결을 보는 사람들은 모두 미신을 믿는 것일까?
옛날 사람들도 그러했고, 지금 사람들도 그러하다면 그냥 하나의 우리의 민속, 풍속으로 보면 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과연 건강하게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돈은 많이 벌 수 있을까? 출세는 할 수 있을까? 자녀는 몇이나 둘 수 있을까? 등등......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궁금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주변에 잘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찾아가 한번쯤 사주도 풀어보고, 관상을 보기도 하며, 손금도 보는 것이다.
이것을 어찌 단순하게 미신으로만 치부할 수 있는 일일까?
특히 큰일을 앞두고 있다면,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더 절박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전 재산을 투자하여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경우라면, 매우 신중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잘못되어 실패하게 된다면 아주 곤란해 질테니까.
그런데 설령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고 쳐도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 밖의 일에 대해서는 조금은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최후로 점쟁이를 찾아 가 확인해 보고 싶어진다고 할 수 있다.
점괘가 꼭 맞는다는 것보다는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는지 확인해 보고 싶은 심리라 할 수 있다.
또한 결혼을 앞 둔 처녀, 총각이라면 과연 이 사람과 결혼하여 평생을 잘 살 수 있을까 궁금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인간은 안타깝게도 미래를 볼 수 없으니, 잘한다고 소문난 철학관에 찾아가 궁합이 좋은지 어떤지 확인해 보게 되는 것이리라.[물론 이 역시 믿지 않고 미신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주 좋다고 하면 다행이고, 두 사람이 조금씩 양보하면 평생 사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하면 또 그런가보다 정도로 인식하는 것이다.
요즈음 정치권에서 역술인, 무속인 논란이 거세다.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그러한 논쟁을 한다는 것이 좀 의외이긴 하다.
우리나라 정치인 치고 점쟁이 한번 안 찾아가고, 철학관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지..........
그들 역시 인간인지라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출마할 때 과연 정당의 공천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인지, 당선은 될 수 있을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기 때문이다.
답답하고 미래를 확실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꼭 믿지는 않지만 용하다고 소문난 점쟁이를 찾아가 점도 쳐 보고, 사주도 풀어보아 위안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물론 얼굴 찌푸려질 정도로 심하게 푸닥거리를 한다거나 혐오스러운 행위를 한다거나 하는 짓은 절제해야겠지만 사주 좀 보고, 관상도 좀 보고, 손금 쯤 보는 정도야 어떻겠는가?[이러한 것들은 미신이 아니라 통계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서양 사람들도 별자리 점도 치고, 타로카드 점도 친다는데, 동양 사람들이 주역점도 좀 치고, 사주, 관상 좀 보는게 뭐 그리 부정적인 일일까?
동양이나 서양이나 우리 모두가 미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안 되는 것인가?
그리하여 역술인, 철학관도 밥 벌어먹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되는 것인가?
[물론 개중에는 엉터리도 있겠지만 일반인이 모르는 신기한 초능력을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