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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 백제 무왕이 한산소곡주를 마셨다고라?

윤여동 2009. 9. 11. 12:42

 

논쟁 - 백제 무왕이 한산소곡주를 마셨다고라?

 

 

  2009년 9월 11일자 중앙일보 뉴스클립 란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전통주들이 소개되어 있다.

  추석도 다가오기 때문에 자연스레 눈이 가게 되었는데, 그 타이틀에 “백제 무왕이 즐긴 ‘한산소곡주’...배앓이 약으로 쓰던 ‘안동소주’라고 되어 있어 깜짝 놀랐다. 

  그리하여 한산소곡주에 대한 설명문을 자세히 읽어보니,

 

 “한산소곡주

   감칠맛 나는 독특한 술맛 덕분에 앉은뱅이 술’이란 애칭을 얻었다.   1500년전 백제왕실에서 즐겨 마시던 술로 한국 전통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보면 “무왕 37년(635년) 3월에 조정 신하들과 부여 백마강 고란사 부근에서 소곡주를 마셨다”는 기록이 나온다. 백제가 멸망한 뒤 한산면 건지산 주류성(周留城)주변에서 백제 유민들이 소곡주를 빚어 마시고 한을 달랬다고 한다.

 

  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역사를 연구하면서 백제 무왕이 한산소곡주를 마셨다는 기록을 본 적이 없는데 이상하다 싶어 삼국사기 백제본기 무왕 37년 3월조를 확인해 보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三月 王率左右臣僚 遊燕於泗沘河北浦 兩岸奇巖怪石錯立 間以奇花異草 如畵圖 王飮酒極歡 鼓琴自歌 從者屢舞 時人謂其地爲大王浦”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즉 “삼월 왕이 좌우신료들을 거느리고 사비하 북쪽 포구에서 연회를 베풀고 놀았다. 강 양쪽에 기암괴석이 들쭉날쭉 서 있고 사이에 기이한 꽃과 풀이 자라 마치 그림과 같았다. 왕이 술을 마시고 몹시 즐거워 스스로 거문고를 타면서 노래를 부르니 수행했던 사람들이 가끔 춤을 추기도 했다. 당시 사람들이 그곳을 대왕포라 불렀다” 라는 의미이다.

  이 글 속에는 백제의 무왕이 그냥 술(어떤 술인지를 알 수 없다)을 마시고 술 기운이 오르자 기분이 좋아져 스스로 거문고를 타면서 노래를 부르자 신료들 중에서 어떤 사람은 일어나 왕의 반주와 노래에 장단 맞추어 춤을 추기도 했다는 뜻일 뿐 한산소곡주를 마셨다는 뜻은 들어 있지 않다.

 

  그런데도 중앙일보는 많은 대중이 읽는 신문에 한산소곡주를 백제 무왕이 마셨다고 기사화 하고 있으니 삼국사기 기록을 확인해 보지 않은 일반인이라면 이것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게 될 것인데, 이는 명백한 역사왜곡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한산 소곡주가 아주 맛이 좋은 전통주임에는 틀림없고, 차례주로 쓰기에도 적당한 술이며, 선물하기에도 좋은 술이며, 실제로 백제시대부터 전해지는 술일지도 모르지만, 있지도 않은 옛 삼국사기 기록을 들먹이며, 한산 소곡주가 백제왕실에서 마시던 술이라든지, 백제 무왕이 마신 술이라고 선전하는 것은 곤란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거짓말이니까..................  

흠 .........말이 나온 김에  올해의 차례주는 한산 소곡주를 써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