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동설 - 한국 역사학계는 왜 “첨로(檐魯)”를 담로라 하고, “현토군(玄菟郡)”을 현도군이라 하는 겨?

[양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백제사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또 진(晉)나라 말기에 고구려가 요동을, 백제가 요서 진평현을 차지했었다는 사실, 백제에 22첨로가 있었다는 사실 등이 기록되어 있는 양직공도 백제국사]
우리 역사학자라는 사람들은 참 이상한 사람들이다.
틀린 줄 알았으면 고치면 되는 것인데, 그럴 마음이 전혀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하는 말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일반적인 예를 들어보자.
우리 역사학자라는 사람들은 “백제에 22담로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원전인 양서(梁書) 권54 열전 제48 제이 백제전을 보면, “其國有二十二檐魯 皆以子弟宗族分據之”라고 쓰여 있고, 양직공도 백제국사에도 거의 동일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 중 檐魯라는 글자는 담로가 아니라 “첨로”라고 읽어야 하고[옥편을 찾아보면 누구나 금방 확인해 볼 수 있다], 전체의 뜻은 “백제에는 22첨로가 있다. 모두 그 (왕의) 자제종족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라는 의미이다.

이는 아마 처음에 어느 누군가가 檐魯(첨로)라는 글자 중 檐(첨)자를 글자 형태가 비슷한 擔(담)자로 착각하여 “담로”라고 읽고는 백제에 22담로가 있었다고 논문을 썼던 모양이다. 그리하여 그 후부터 담로라고 하게 되었을 것인데, 지금까지도 고쳐지지 않고 “백제에는 22담로가 있었다”라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 글자에 대하여 틀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도 앵무새마냥 담로라고 되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檐”은 처마라는 의미의 “처마첨”자이지 담자가 아니다. 따라서 담로라고 하는 것은 틀린 것이고, 첨로라고 해야 옳은 것이다. 담은 “擔” 이렇게 쓰며, 이 글자는 “멜담”자이다.
어디 이 뿐이랴.
한사군 중의 한 군인 “玄菟郡”도 역사학자라는 사람들은 현도군이라고 하는데, 그 중 “菟”는 새삼이라는 식물을 가리키는 “새삼토”자이지 “도”자가 아니다. 따라서 현도군이라고 하면 틀린 것이고, “현토군”이라고 해야 옳은 것이다. 현도군이 아니라 현토군이라는 말이다.
어디 필자가 없는 말을 억지로 지어내서 말하는 부분이 있는가?
왜 우리 대한민국 역사학계는 이렇듯 단순한 것도 고치지 못하는겨?